카테고리 없음

대구간송미술관에 가다.

경제콩 2025. 3. 12. 17:54

 

 

대구간송미술관에 가다.
대구간송미술관에 가다.

비 오는 봄날, 드디어 대구간송미술관에 가게 되었다. 따로 출발한 가족이 올 때까지 밖에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간이 주는  힐링을 맘껏 누렸다. 입구의 커다란 나무기둥은 간송의 신념을 표현하기 위한 배치였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이 읽는 인물전에서 간송을 처음 접하며 간송이 수집한 문화재의 매력이나 가치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고 간송의 업적에만 포커스를 두고 읽었던 것 같다. 그러한 간송의 그러한 노력 덕분에  한낱 지식조각으로만 접했던 예술작품을 실물로 보는 기분은 묘했다. 
정선의 금강전도를 본 순간은 솔직히 그림사이즈에 놀랐다.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였다. 금강전도가 조선의 진경산수화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외우기만 했었고 봉우리만 보였었는데 그림 속에는 계곡도 있고 절처럼 보이는 기와집과 웅장한 돌다리도 그려져 있었다. 금강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이 오롯이 전해졌다.  관람 온 어떤 젊은 청년이 일행에게 “우리 할머니는 금강산을 실제로 봤대”라며 일행에게 말하는 걸 듣고, 그 할머니께서 이 그림을 보신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전시실에는 의외로 젊은 층들이 꽤나 진지하게 작품에 몰두해서 관람하는 모습에 짐짓 놀랐다. 이 예술작품들의 가치가 젊은이들의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창의적인 무엇인가로  탄생하겠구나 싶었다. 젊은이들이여 더 열심히 들여보아라!!
신윤복의 아버지,신한평이 그린 자모육아라는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신윤복으로 짐작되는 아이, 젖 먹는 아이와 누이가 그려져 있었다. 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신윤복이 그림을 잘 그렸구나! 역시 천재는 그를 둘러싼 환경의 결과다. 전시실에는 일반적으로는 잘 접해보지 못했던 신윤복의 그림들도 있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표정과  눈빛으로 그 시대의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듯 터치가 섬세하다. 김홍도의 백매화는 단독 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풍속화 위주로만 그린 줄 알았는데 매화 그림을 즐겨 그렸을 뿐만 아니라 매화를 소재로 시를 짓고 매화를 감상하며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흑백만으로도 저렇게 꽃잎 하나하나, 가지 하나하나를 저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과연 천재로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하에서의 실감형 영상관람도 괜찮았다. 그래도 가장 오래 머문 곳은 굿즈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뭘 살까 고민하느라고 ㅎㅎ
미인도를 보지 못 해서 너무너무 아쉽다. 오랜만에 정서적 포만감이 생기는 나들이였다. 다음에 또 와야지!